볼턴, UAE서 이란 적대 발언도 연일 쏟아내 vs 이란 외무부 "볼턴은 전쟁광" 반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자신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화 보도를 '가십'이라고 치부하며 일축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중인 그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서 "이 모든 가십 칼럼 보도에 대한 나의 견해는 '개가 짖어도 행렬은 계속 간다(The dogs bark, but the caravan moves on)'는 속담으로 요약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 속담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이 국제 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때, 특히 미국을 비난할 때 자주 차용한 표현이다.

지난 1993년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은 뉴욕에서 '미국이 아무리 말려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이 속담을 영어로 미국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앞에서 직접 읊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07년 6자회담장에서도 김계관 당시 북한 대표가 이 속담을 인용했다.

2017년 9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 발언 등을 내놓자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비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보좌관이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라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정말로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이날도 이란에 대한 적대적 발언을 쏟아냈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저농축 우라늄을 저장한다 △오만해 유조선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점이 거의 확실하다 △5월12일의 유조선 공격은 예멘 반군의 사우디 송유관 드론 공격(14일), 바그다드 그린존 로켓포 공격(19일)과 연관됐다 △사우디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얀부항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 시도가 최근 있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볼턴과 같은 전쟁광들은 이란의 전략적 인내, 완벽한 방어태세에 막혀 중동을 혼돈에 몰아넣으려는 사악한 욕망이 실패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맹비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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