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인터뷰…"정치에서 안풀릴 때, 예술가들이 작은 도움 될 수도"

베를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소프라노 조수미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수미씨는 23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 특별 자선공연 직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수미씨는 "예전에 북측에서 간접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쳐달라'는 요청도 온 적도 있다"고 깜짝 소개했다.

이어 조수미씨는 "저는 우리나라를 위한 문화 외교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이 조심스럽다"면서 "그래서 지금 나서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하고(북한 어린이들을 가르쳐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히 염두에 둔 공연 장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수미씨는 "예술인들이 편안하게 자기가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는 배경이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베를린 필하모니 인근의 백두대간 형상화 전시 '제3의 자연'전에서 특별공연 중인 소프라노 조수미씨. 사진=연합뉴스
조수미씨가 이날 진행한 공연은 베를린의 도심 한복판 야외에 '남북한의 야생화 60여종과 기암괴석을 초현실적인 백두대간으로 형상화한 예술정원' 안에 자리잡은 작은 잔디광장에서 이뤄졌다.

이는 한석현, 김승회 작가가 작업한 'Das dritte Land : 제3의 자연'전(展)의 오프닝 공연이었다.

조수미씨는 독일 분단 및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남북의 교류와 평화를 기원하는 취지의 전시를 지원해주고 싶었다고 연합뉴스 기자에게 설명했다.

조수미씨는 "지금은 한반도 상황이 좋지 못한데, 정치에서 풀지 못하는 부분에서 예술가들이 작은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수미씨는 "특히 취지가 매우 좋은 전시"라면서 "기획과 달리 북측이 참여를 안 한 점이 아쉽지만, 진심을 가지고 가다 보면 마음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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