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VOA) 방송…北미사일, 비행과 조종 통해 좌우 이동도 가능한 듯

북한은 9일 오후 서부전선인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장거리 타격수단 2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10일 북한이 하루전 발사한 미사일의 발사 장소와 고도에 주목하며 "요격이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하루전 북한은 오후 4시29분과 오후 4시49분쯤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불상 발사체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발사체의 추정 비행거리는 420여㎞와 270여㎞였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쏜 복수의 탄도미사일은 300㎞ 이상 비행 후 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일 북한이 240㎜ 방사포,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지 불과 5일만의 도발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5월9일 발사한 미사일'을 '5월4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동일한 종류로 파악하면서, 장소를 옮겨가며 쏠 수 있고 궤도 수정도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이 4일 동부지역에서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형을 보면 개발 단계에 있는 신형의 경우 특정 부대나 시설에서 발사했는데, 일주일 만에 다른 지점에서 발사한 것으로 미뤄 차량에 탑재가 가능한 이동형 고체 연료형 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VOA 기자에게 설명했다.

맥도웰 박사는 또한 "미사일 고도는 최대 사거리의 1/3 또는 1/4에 해당하는데, 50km의 낮은 고도는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낮췄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맥도웰 박사는 "따라서 북한은 같은 미사일을 다른 장소, 다른 목표물에 쏠 수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보여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5월4일 발사한 미사일이 러시아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이스칸다르와 외형상 유사점을 띠었다면, 9일 미사일은 성능상의 유사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소장은 "특히 50km의 낮은 고도로 400km를 날았다면 지난 주 발사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탄도 궤도를 날아간 게 아니라 '비행'과 '조종'을 통해 좌우 이동이 가능하다는 정황을 보여줬다"는 분석했다.

루이스 소장은 "미사일이 발사돼 조종 국면에 들어서면 발사 지점을 파악하거나 어디로 향하는지 추적하기 어려운 만큼 미사일 방어 역량의 운용도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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