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탐사보도 전문매체 "스페인 당국이 사진과 통신기록 등 증거 확보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전경. 이는 3월13일 촬영된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이 스페인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당국자들과 만났다는 증거를 스페인 당국이 확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나왔다.

탐사보도 전문기자 팀 셔록은 이날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더네이션'에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 전반을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셔록 기자는 스페인 당국과 연계가 있다는 유럽의 분석가를 인용해 "스페인 경찰과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홍 창이 스페인에서 CIA 당국자들과 만났다는 '믿을만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셔록 기자는 스페인 당국이 확보한 증거에는 사진과 통신기록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으나 '만남이 이뤄진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월22일에 발생했다.

당시 괴한 10명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재갈을 물린 뒤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 서류를 훔쳐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괴한들은 스페인에서 공인된 유일한 북한 외교관인 소윤석 경제 참사에게 북한을 등질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 스페인 법원이 3월에 발부한 체포영장을 통해 드러났다.

당시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은 2월23일 항공편으로 미국에 넘어왔다.

스페인 당국은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미국 연방당국에 요청했다.

이후 3월13일 스페인 유력 일간지인 엘 파이스는 '한 중 최소 2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들이 CIA와 관계가 있다'며 CIA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CIA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지난달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미국 검찰이 습격 사건에 가담한 크리스토퍼 안을 재판에 넘기면서 제출한 공소장에는 홍 창이 습격 사건 이후인 2월27일 뉴욕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만나 탈취한 자료를 넘겨줬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홍 창은 이후 로스앤젤레스에서도 FBI 요원과 접촉했다고 미국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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