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위 30년3개월만에 생전 퇴위…나루히토 새 일왕, 5월1일 즉위

아키히토 일왕이 30일 자신의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퇴위를 고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일본의 제125대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30일 퇴위 의식을 치르며 "지금까지 행복했고,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오후 5시 자신의 거처인 도쿄 지요다의 고쿄(皇居) 내 영빈관에서 약 10분간 마지막 퇴위 의식을 치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 의식에는 하루뒤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하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 인사들과 아베 신조 총리 등 중앙정부 각료, 국회 의장단, 지방자치단체 대표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 순서에서 국민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재위 30년3개월만에 스스로 물러나는 아키히토 일왕은 퇴위의 변인 '오코토바'(お言葉)를 통해 "국민을 대표해 아베 총리가 언급한 말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레이와(令和)의 시대가 평화롭게 많은 결실을 보기를 고고(皇后·왕비)와 함께 진심으로 바라고, 아울러 우리나라와 세계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4월1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이후 202년 만이며 일본 헌정 사상 최초다.

나루히토의 제126대 일왕 즉위식은 5월1일 오전 10시30분부터 10분가량 마쓰노마에서 '겐지토 쇼케이노 기'로 불리는 첫 즉위 행사를 치른다.

나루히토 일왕은 오전 11시10분부터 10분 남짓 같은 장소에서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신과 광역단체장 등 국민대표들을 처음 만나는 '조현 의식(朝見の儀)'을 진행한다.

나루히토 일왕은 내달 4일 '잇판산가(一般參賀)' 행사에서 일반 국민들과 첫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한편 일본 연호는 5월1일 0시를 기해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의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레이와의 의미는 '아름다운 조화(beautiful harmony)'라고 일본 정부는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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