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1~5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 회담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1시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제1차 북러 정상회담은 단독, 확대회담까지 약 4시간 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 뒤 두 정상의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되지 않았다.

제1차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에는 푸틴 대통령이 먼저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장 건물 입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했다.

양 정상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상대 수행원들과도 인사를 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단독 회담장에 나란히 앉았다.

푸틴 대통령은 전세계로 생중계된 모두발언을 통해 "남북대화 발전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함께 할 수 있을지 등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간 경제통상 관계 발전과 인적 교류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초청해주고, 매우 바쁜 데도 성의를 기울이고 깊은 관심, 모스크바로부터 수 천㎞ 떨어진 여기까지 와서 만나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 세계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돼 있는데 오늘 회담은 이 문제를 같이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 나가는데 대해서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약 1시간 가량의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뒤 3시간 가량, 각자의 수행원들을 포함한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주최하는 연회도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번 양국 수행단의 면면에서 '제재 완화'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김 위원장과 정치·경제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김 위원장의 수행단은 김평해(내각 행정·경제 관료 인사 전반)·오수용(국가 예산과 경제 전반)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수행했던 오수용과 김평해는 '1차 북러 정상회담'에도 배석, 그 존재 자체로 경제협력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러시아 측 수행단에 교통장관, 철도공사 사장, 에너지부 차관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예브게니 디트리히 교통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 올렉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 아나톨리 야노프스키 에너지부 차관이 정상회담에 배석한다.

외교와 의전라인인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회담에 참석한다.

지난 23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도 '4·25 북러 정상회담' 의제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푸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극동지역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합뉴스는 설명했다.

인구가 부족하고 낙후한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의 경우,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북한과, 노동력 확보가 절실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차례 표명했던 남북러 3국간 전력망·가스관 연결 사업도 북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러시아는 과거 활발하게 추진했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 등과 관련한 협력 논의도 테이블 위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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