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 방러 소식 전했지만 구체적 일정·방문 도시는 안밝혀

러시아·일본 언론매체, 24일 만찬 → 25일 정상회담 → 26일 귀국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가는 평양발 전용열차에 3월2일 탑승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일정이나 장소 등을 언급하진 않았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24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25일 루스키섬 초입에 조성된 극동연방대 캠퍼스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약 1200여km로, 열차를 이용할 경우 최소 20시간이 넘게 걸릴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 김 위원장을 만날 시간은 24일 저녁 만찬과 25일 정상회담 뿐이다.

24일 저녁 만찬 시간을 맞추려면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은 23일 저녁 전에 이뤄져야 한다.

일본 교도통신은 앞서 김 위원장이 24일 전용 기차를 타고 함경북도 나진을 거쳐 국경도시인 러시아의 하산(Khasan)을 통해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북러 정상회담장으로 유력한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S동. 이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몇km 떨어진 루스키섬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유력 일간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몇km 떨어진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에 여장을 풀게 된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루스키 섬은 육지와 연결된 다리 한개만 막으면 철저한 통제가 가능한 천연 요새다. 이 때문에 루스키 섬은 구 소련 때 군사 기지로 활용됐다.

섬 안에 조성된 극동연방대학은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치렀다. 이후 극동연방대학에서는 2015년 1회 동방경제포럼 등 해마다 국제 행사를 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19일 일본의 국영방송인 NHK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측은 북한의 철도 보수와 민항기 개량 등에 관한 양국 간 경제협력에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은 25일 열릴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늦어도 26일,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김 위원장도 늦어도 26일, 평양을 향해 출발한다.

이런 일정 때문에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나 밤, 26일 오전에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하는 러시아 시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의전 담당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 등 북한 고위 관료가 김 위원장의 시찰 예정지를 점검했다는 보도도 다수 나왔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한발 더 나가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유학생, 연구자들과 만나는 행사의 참석이나 관광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코메르산트는 김창선 부장이 사전 점검한 마린스키 극장(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연해주 분관,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 러시아 최대 규모인 프리모르스키 오케아나리움(연해주 해양관), 루스키섬 근교의 우유 공장이나 초콜릿 공장 또는 빵 공장 '블라드흘렙' 등을 김 위원장의 시찰 후보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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