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 美법무부 답변 보도…스페인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 요청한 듯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이 대사관은 2월22일 괴한 10명의 침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괴한들은 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휴대전화를 강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지휘·감독하는 미국 법무부가 '스페인(에스빠냐) 당국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용의자들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와 AP통신은 스페인 법조계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고등법원이 미 법무부에 미국으로 도피한 용의자 10명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휴대전화를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배후설이 제기됐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이달 26일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문서를 공개했다.

'북한을 대표하는 임시정부'라고 주장하는 '자유조선'이라는 단체는 곧바로 스페인 고등법원의 발표 내용을 인정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당시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가 포함됐고 이들은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 중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며칠 후 연방수사국과 접촉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홍'과 '장' 성씨를 가진 한국계 부모를 둔 것 아니냐는 추론부터, 미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링크(LiNK)의 설립자인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추정까지 나왔다.

'에이드리언 홍'은 2016년 3월 캐나다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과 탈북자'를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저는 빠르면 올해 안에 아니면 아무리 늦어도 향후 2~3년 안에 북한에 급격하고 근본적인 대변혁이 발생한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당국은 '에이드리언 홍 창' 외에 '샘 류'라는 이름의 미국 시민권자와 '이우란'이라는 이름의 한국 국적자 등 3명을 특정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들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RFA는 미 법무부에 어떤 입장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27일 "정책상, 법무부는 이러한 요청이 존재함을 포함하여 범죄인 인도 문제에 대한 외국 정부와의 통신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RFA는 이날 '자유조선'을 대표해서 미국의 리 올로스키 변호사가 27일 성명을 통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일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언론 보도를 인용한 판사의 진술이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올로스키 변호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일상적으로 그리고 일관적으로 정적을 처형하는 잔혹한 정권에 반대해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올로스키 변호사는 과거 미국의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 시기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초국가적 위협' 국장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 시기에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특별대사'를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전했다.

'자유조선'도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우리 중 누군가를 밝혀내기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평양의 정권을 돕고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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