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NSC 회의서 대북 추가 독자제재 밀어붙여…트럼프, 급제동 걸고 대화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북한에게는 눈의 가시 같았던 볼턴이 다시 사라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에 갑자기 등판해 '합의 결렬'을 주도하고, 이후 대북 강경압박 메시지를 쏟아냈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볼턴이 말을 마구 내뱉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최선희 부상에 따르면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의 반대 때문이다.

최선희 부상은 "폼페이오나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정상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최선희 부상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의 영변 핵시설 관련 조치에 상응한 조치로 스냅백(snapback·제재를 해제하되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을 조건으로 한 제재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합의문에 담을 의사가 있었다.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21일 미국 재무부는 '3-21 추가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 발표 직후 '환영' 입장을 밝히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나 다음날인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제재 철회' 트윗을 날렸고 이는 사실상 볼턴에 대한 경고이자 북한에 대한 협상재개 메시지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일격'을 당한 이후 볼턴은 언론에서 사라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재무부의 '3-21 추가 대북 독자제재' 발표는 볼턴이 주도했다고 보고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에 온 관심이 쏠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가 적절한 대북 독자제재 부과를 결정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다.

재무부는 추가제재안을 만들어 지난주 백악관 NSC에 보고했다.

당시 NSC에 참석했던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국가안보 참모인 로버트 블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제재 발표를 지지할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연합뉴스 자료
그러나, '슈퍼 매파' 존 볼턴 NSC 보좌관은 "자신이 대통령을 더 잘 안다"고 반박하며 추가제재안을 밀어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았으나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에 온 관심이 쏠려 있었다.

뮬러 특검은 '러시아 스캔들' 등의 수사 보고서를 22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없이 재무부는 21일 올해 첫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이 발표 후 6시간만에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공무원들을 철수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바 법무장관으로부터 뮬러 특검 보고서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뮬러 특검 보고서는 면죄부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였다.

자심감을 회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 대북 추가 독자제재를 철회하겠다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재무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경악했다고 전했다.

행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접도록 설득한 뒤 상황 수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트윗에 대해 '호도하는 설명'을 내놓기로 했다고 통신은 꼬집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