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방송인 미국의소리(VOA) 보도…'선 비핵화, 후 보상'이 미국의 협상 원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한사람 건너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미국 정부의 향후 대북협상 원칙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국영방송인 미국의소리(VOA)가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대북협상에 관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대체로 일치하는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VOA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도출 결렬로 끝난 뒤 가장 전면에 등장한 미 정부 인사는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이라고 지목했다.

볼튼은 3일(이하 미국시간)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고 거대한 경제적 미래를 보장받으라고 '빅딜'을 제안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합의를 못 이뤘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제재해제', 즉 '선 비핵화, 후 보상'이 미국 정부의 협상 원칙이라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며칠 뒤인 11일 재확인하며 좀 더 분명해졌다.

비건은 2차 북미정상회담 전만 해도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비건은 회담 이후 첫 공개 연설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은 "이런 입장에 미국 정부는 완전히 단결돼 있다"며 미국은 "완전한 해법(total solution)"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협상 사령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8일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는 검증된 비핵화 뒤에 와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폼페이오는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가 여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검증된 비핵화'를 이행해야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가장 강력한 제재"와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밝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인 '최대 압박과 관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못박았다.

폼페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시간(timing)과 순서배열(sequencing), 이것을 달성하는 방법이 이슈였다"고 언급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고 VOA는 설명했다.

볼튼은 '협상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이 나온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면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선희 부상은 15일 평양 기자회견을 통해 제재를 완화하지 않는 한 "북한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이런 식의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개념에 대해 "영변 핵시설 등 모든 핵연료 주기와 주요 부품과 핵분열 물질,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며,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영구히 동결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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