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특보, 미 외교 전문매체에 기고…"북미, 신중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현 한반도 정세에 대해 북미의 상호 자제와 절충을 촉구했다.

문 특보는 14일(현지시간)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북미) 관계의 취약성을 고려할 때 도발적 레토릭이나 행동이 얼마나 사소해 보이든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상호 언행 자제가 (북미) 협상 소생에 필수적"이라면서 "양쪽이 신중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문 특보는 북한을 향해 "협상을 궤도에서 이탈하게 하고 잠재적 재앙을 촉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시험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에서의 섣부른 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문 특보는 미국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촉진자 역할에) 성공할 수 있도록 남북경협에 대한 유연성 확대와 같은 지렛대를 허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특보는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의 요구는 너무 컸고 북한의 제안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실패로 이어졌다"면서 "이 극단 사이에서 한국이 중간지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 재개는 부분적으로 국내 정치적 우려에 기반을 뒀을 수 있다"면서 "핵 협상의 정치화는 한국이 크게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2020년 미국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북한 핵 문제에서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특보는 "미국과의 대화가 계속 교착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과거의 선군(先軍) 정치 복귀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2020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고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쉽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최근의 (북미협상) 차질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협상의 길이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낙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미는 협상의 궤도이탈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면서 어렵게 얻은 대화를 지속하고 화해를 향한 모멘텀을 살려가야 한다"면서 "협상의 길을 깨는 건 쉽지만 복구는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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