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맥스 여객기, 이륙 6분만에 연락 끊겨…2분 지각해 추락 사고기 놓친 남성도

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비쇼프투 인근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이 회사 테왈데 게브레마리암 최고경영자(CEO)가 잔해 등을 살펴보는 모습으로, 회사 페이스북에 오른 사진.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157명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의 추락 사고로 전 세계가 비통에 빠졌다.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10일 오전(현지시각)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했다.

이 비행기는 이륙 6분만에 연락이 끊겼고 아디스아바바서 62㎞ 떨어진 비쇼프투시 근처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다.

에티오피아 국영TV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탑승자 중 생존자가 없다"며 "추락기에는 33개 국적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국적은 케냐 32명, 캐나다 18명, 에티오피아 9명, 미국-중국-이탈리아 각각 8명, 영국-프랑스 각각 7명, 이집트 6명, 네덜란드 5명, 인도 4명 등으로 집계됐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의 안토니우 비토리누 사무총장은 사고 당일 성명을 내고 "유엔 산하기관 5곳에 소속된 직원 19명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IOM 1명, 세계식량계획(WFP) 7명이다. 11명은 유엔난민기구(UNHCR)·세계은행·유엔환경계획 등에 소속된 직원들로 추정된다.

이들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엔 환경 콘퍼런스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탑승구에 2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사고기에 타지 못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안토니스 마브로폴로스가 페이스북에 '내 행운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과 비행기 티켓 사진을 올렸다. 사진=마브로폴로스 페이스북/연합뉴스
한편 탑승구에 2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사고기에 타지 못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한 남성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고 비행기 탑승권 사진과 함께 150번째 희생자가 될 뻔한 사연을 '내 행운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로 올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남성은 그리스 국적의 안토니스 마브로폴로스로 비영리 단체인 국제고체폐기물협회의 대표다.

마브로폴로스 또한 유엔 환경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려 했다.

그는 "내가 정각에 탑승구에 도착하도록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아서 매우 화가 났었다"며 "어쩔 수 없이 다음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그 역시도 탑승하지 못했다. 공항 직원들은 나를 공항경찰대로 안내했고, 경찰은 내게 신께 감사하라고 말했다. 내가 추락한 ET 302편을 타지 않은 유일한 탑승객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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