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38노스·미국의소리(VOA), 위성사진 분석글 앞다퉈 게재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촬영한 민간위성 사진을 두고 각종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이 주장들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빅딜 결렬 이후 이곳을 재건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동창리 발사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용해 위성을 발사하던 장소로 활용된 곳이다.

일부는 이곳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곳은 작년 7월 해체작업이 관찰됐다.

당시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수직 엔진시험대 지지 구조물'과 '레일식 이동 구조물'이 상당부분 해체됐다.

그러나 작년 8월 이후 일체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러다가 작년 9월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특사에게 "풍계리 핵 실험장과 함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했는데 국제 사회의 평가가 인색해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는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이 해체됐다는 것을 김 위원장이 처음 밝힌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후 같은달 18~20일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완전한 해체와 파괴를 검증하기 위해 국제전문가를 초청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동창리 서해 발사장의 수직 엔진시험대를 2일 촬영한 위성사진. 사진=DigitalGlobe/CSIS BEYOND PARALLEL 홈페이지
그러나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 미국의소리(VOA)는 5일(현지시간) 일제히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위성사진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뭔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CSIS와 38노스가 분석한 위성사진은 하나다.

그것은 상업위성 운영업체인 디지털글로브(DigitalGlobe)가 판매하고 있는 3월2일자 두장의 사진이다.

한장은 수직 엔진시험대, 다른 한장은 레일식 이동 구조물이다. 이를 이전에 촬영된 위성사진과 비교하면 변화가 있다.

'수직 엔진시험대'를 찍은 위성사진에서는 두대의 크레인, 건설 자재, 트레일러 등의 차량이 포착됐다.

'레일식 이동 구조물'이 담긴 위성사진에서도 두대의 지지 크레인이 관찰되고 있다. 38노스는 이전 위성사진과 비교해 벽이 다시 세워지고 새로운 지붕도 추가된 것으로 분석했다.

동창리 서해 발사장의 레일식 이동 구조물을 2일 촬영한 위성사진. 사진=DigitalGlobe/CSIS BEYOND PARALLEL 홈페이지
같은 위성사진인데 이용하는 태도는 약간씩 다르다.

CSIS는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통해 주장했다.

CSIS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마무리된 지 이틀만에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며 "이는 5개의 유엔 제재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상황에서 북한이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38노스는 '수직 엔진시험대 지지 구조물과 레일식 이동 구조물 재건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2월16일~3월2일 위성사진 분석 결과에 집중했다.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레일식 이동 구조물이 다시 조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VOA는 한국 언론의 보도와 38노스의 분석 결과를 인용하면서도 위성사진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월22일~3월2일 촬영분을 이용했다.

VOA는 "한국 언론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을 인용해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 일부를 최근 복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5일 보도했다"며 "이날 회의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일부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VOA는 "이달 2일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 같은 사실에 대한 확인을 시도했지만, 해상도가 낮아 지붕이나 외벽 등의 재설치 혹은 관련 징후는 파악이 불가능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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