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낙관한다지만…美의 '폐기대상 확장'으로 향후 북미협상 난망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핵과 탄도미사일 외에 생화학 무기의 폐기'까지 요구하는 '빅딜 문서'를 제시했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언론 매체인 CBS의 주간 시사보도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지난주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이 주장대로 트럼프정부가 비핵화의 정의를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로 설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매우 주목된다.

대북 강경파이자 친일파로 알려진 볼턴은 그동안 북미협상에서 배제되는 듯 했으나 지난주 베트남 하노이에 모습을 드러낸 뒤 2차 북미정상회담의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했다.

볼턴이 참석한 확대정상회담은 결국 '하노이 선언'에 합의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볼턴은 CBS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며 '빅딜 문서'가 전달됐다고 언급했다.

이날 볼턴은 친(親) 트럼프 언론 매체인 '폭스뉴스 선데이'에도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 포기 결정을 계속 요구했다"고 '빅딜 문서' 주장을 이어갔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문서는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다.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 2개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로 북한의 거대한 경제 미래상을 제시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이날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양보로,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라고 평가절하했다.

볼턴 보좌관은 "선명해진 협상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한 빅딜, 즉,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미래의 잠재성을 북한이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그에 못 미치는 미흡한 거래로 나올 것인지였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은 후자였고, 미국 측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자신의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 자신도 이번 회담에서 협상이 타결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번 하노이 회담 역시 그 한 단계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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