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 취해 무작위 키스하던 수병

2차 대전 종전 상징 '수병과 간호사 키스' 사진.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제국주의 일본의 항복과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의 남자 주인공인 조지 멘돈사가 9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멘돈사는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영면에 들었으며, 그의 고향인 미들턴에 묻힐 예정이다.

'수병과 간호사 키스' 또는 '더 키스'(The Kiss)로 명명된 이 사진은 1945년 8월14일 에 촬영됐다. 이날 2차 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쏟아져 나온 수만 명의 인파 속에서 검은색 해군 수병 복장의 병사가 흰색 가운을 입은 간호사 복장의 여성을 끌어안고 허리를 젖힌 뒤 키스를 하는 장면이다.

수병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에 술을 마신 뒤 흥에 취해 길거리에서 만난 여자들을 끌어안고 무작위로 키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을 확인하러 광장으로 걸어 나오다 기습적인 키스를 당했다.

당시 라이프 매거진 사진기자 앨프릿 에이전스타트가 촬영한 이 사진은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컷'으로 세계 사진사에 길이 남은 작품이다.

사진에 나온 여성은 당시 치과병원 위생조무사로 일하던 이디스 셰인으로 2016년 별세했다.

멘돈사가 사진의 주인공인 사실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미 해군전쟁박물관이 고고인류학 기법을 동원, 사진에 나온 인물의 두발 형태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멘돈사를 사진 속 인물로 특정할 수 있었다.

멘돈사는 처음에는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다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멘돈사는 유명한 자신의 사진을 들고 여러 차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2009년 '수병과 간호사 키스' 사진 든 조지 멘돈사.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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