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안에 민주당 반대

19일(현지시간) 해 질 녘의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미국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를 피할 긴급 단기 지출법안을 승인했다. 사진= EPA/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놓고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온종일 협상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21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다운' 사태를 결국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 외교정책이 일단 제동이 걸렸다.

전날 밤 하원을 통과한 긴급 지출법안(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57억 달러가 반영되자 멕시코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상원에서는 표결조차 시도되지 못했다.

공화당은 결국 오후 8시에 상원 본회의 산회를 선언하고 다음 날인 22일 낮 12시 다시 개회하기로 했다. 상원에서 수정된 새로운 예산안이 처리될 경우에 대비해 소집됐던 하원 본회의도 함께 휴회했다.

이날 자정인 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연방정부는 22일 0시부터 셧다운에 들어가게 됐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 이은 세 번째이다. 다만 이번에는 22~25일까지 주말이 낀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돼 행정 공백에 따른 피해나 불편이 당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두 차례의 셧다운은 1월 20~22일 사흘, 2월 9일 반나절 동안 이어진 후 예산안 통과로 해소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네 탓' 공방을 하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늘 밤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지 아닌지는 민주당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셧다운 할 수 있는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를 의회에 보내 민주당 지도부 설득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상원이 지난 19일 셧다운 사태를 피할 긴급 단기 지출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거론하며 "상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 초당적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당신이 또 성질을 부려서 하원에 그 타협을 무시하도록 했다"며 "셧다운은 당신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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