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장소 인극 아파트 주민 '80세女', 얼굴에 최루탄 맞아 사망…시위대, 협상도 무산

이른바 '노란조끼' 시위가 일어난 1일, 일부 극우 시위대의 방화로 파리 시내에서 승용차가 불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3주째 이어지며 최악의 폭력사태로 치닫고 있는 프랑스의 이른바 '노란조끼' 시위로 네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4일 외신을 인용해 "지난 1일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시위 장소 인근 아파트에 살던 80세 여성이 덧문을 내리던 중 얼굴에 최루탄을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노란조끼' 시위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의 지속적인 유류세 인상이 겹쳐지자 지난달 17일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평범한 시민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마크롱정부는 친환경 경제 전환을 명분으로 올 한해 유류세를 경유(디젤)는 23%, 휘발유는 15%나 인상했다. 또한 내년 1월 추가 인상도 예고했다.

'노란조끼'(Gilets Jaunes)라는 별칭은 운전자가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와서 붙여졌다.

'노란조끼' 시위는 파리 최대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와 에투알 개선문 인근에서 토요일인 지난달 24일에 이어 지난 1일, 2주 연속 대규모로 열렸다.

네번째 사망자는 이날 발생했다.

이날 시위는 극도로 과격해졌고 일부 참가자 가운데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발생,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파리 개선문 안쪽에 있던 마리안 조각상의 얼굴 부분이 시위대에 의해 파손돼 있다. 마리안은 프랑스 대혁명의 자유의 정신을 표상하는 그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프랑스인들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이날 일부 시위대는 개선문 안까지 들어가 조각상 등 물품과 전시공간을 훼손하고 약탈했다. 이는 극좌단체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개선문 외벽은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 '우리가 깨어나고 있다' '마크롱 퇴진' 등의 스프레이 페인트 구호로 얼룩졌다.

또다른 일부 시위대는 이날 샹젤리제 거리에서 방화와 약탈을 감행했다. 이는 극우단체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는 극우단체인 스킨헤드의 전 우두머리를 석방하라, 또 다른 극우파 GUD를 옹호하는 낙서들이 다수 발견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 '폭력시위 불관용' 원칙을 천명하고 향후 추가 폭력시위에 대비해 주요 도시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 일부 극우·극좌세력이 끼어들어 폭력시위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 중이다.

동시에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에게는 야당 지도자들과 함께 '노란조끼' 대표단과 회동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 총리는 '4일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거부로 협상은 무산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