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좋아하는 폭스뉴스도 CNN 소송 지지…월리스 사장 별도 성명도

NYT, 'CSIS 보고서' 공방 2라운드…사설통해 트럼프에 '망상 버리라'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6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 기자회견에서 '앙숙'으로 꼽히는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오른쪽)를 가리키며 언성을 높인 가운데 진행요원이 아코스타 기자에게 다가가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언론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CNN 수석기자인 짐 아코스타와 충돌한 후 백악관 출입증을 압수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는 이번 출입정지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출입증을 돌려줄 것을 백악관에 명령해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이 재판은 14일 처음으로 열려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고 연합뉴스가 AP와 AFP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재판에 앞서 NBC, AP, 블룸버그, 가넷,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 12곳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며 CNN을 지지하는 내용의 공동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폭스뉴스도 동참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이자 CNN과 '앙숙'인 폭스뉴스의 동참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됐다.

이들 매체는 "뉴스가 국가안보, 경제 또는 환경 등 무엇이든 간에 백악관 기자들은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언론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어떤 대통령에게라도 질문할 기본적인 헌법상 권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하는 공동 성명도 발표했다.

제이 월리스 폭스뉴스 사장은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백악관이 기자들에 대한 기밀 취재 허가증을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도 법정에 의견서를 내 언론의 백악관 접근권을 제한하는 것은 "대통령과 백악관의 광범위한 재량"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보수 인터넷 매체 '데일리 콜러'와의 인터뷰에서 "회견장에서 소리를 지르며 질문하고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언론의 자유인가"라며 "아코스타와 같은 사람은 나라에 해가 된다"고 비난했다.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정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은 15일 오후 내려진다.

한편 NYT는 이날 사설을 통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보고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쟁을 이어갔다.

NYT는 이날 '북한의 핵 사기도박(shell gam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모호한 비핵화'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며 "이를 두고 '획기적인 성과'라는 망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버리기 전까지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는 것은 모두가 짐작하는 바"라고 주장했다.

앞서 12일 NYT는 CSIS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새벽 개인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 개발에 관한 NYT 기사는 부정확하다"면서 "단지 또 하나의 가짜 뉴스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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