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서 밝혀…'2차 북미정상회담' 연내 성사 어려울 듯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P/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것이라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직접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라디오 '에코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만남은 아마도 새해 첫날 이후가 될 것(The President looks forward to seeing him again, 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내년 1월1일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지만, 미 정부에서 실명으로 이 내용을 확인하거나 공식 발표한 적은 없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그것은 잘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라. 잘 될 것"이라고 말해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미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을 논의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볼턴 보좌관은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No. Absolutely not)"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직접 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대통령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하는 볼턴 보좌관(왼편 앞에서 두번째)과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오른편 앞에서 두번째). 사진=타스/연합뉴스
한편 볼턴 보좌관은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국가안보 수석 격),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러 국가안보회의 공보실과 외무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양측은 이란 핵합의, 시리아·우크라이나·아프가니스탄 상황과 한반도 핵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러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의사 표명으로 위기에 처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23일 크렘린궁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면담한다.

볼턴 보좌관의 러시아 방문은 '시리아·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트럼프의 INF 조약 탈퇴 위협'까지 맞물린 긴장 국면에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