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볼리비아 대표팀과 평가전서 선수가족·팬 입장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볼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여성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효민 기자] 이란에서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이 처음으로 허용됐다.

17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각) 오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볼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 여성 관중의 입장이 허용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란에서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해 직접 경기를 관람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이 터진 후 신정일치의 종교 국가가 되면서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되고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구분이 엄격해졌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대회 기간 아자디 스타디움에 여성 축구팬의 입장이 처음으로 허용됐지만, 실제 경기가 아니라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단체 응원하는 행사였다.

이날 현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은 여성 200여 명이 남성 관중과 분리된 구역에서 이 축구경기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여성들은 대부분 축구 대표팀의 가족이었지만 일부는 경기 시작 전 아자디 스타디움 출입구 근처에 모인 여성 축구팬들도 포함됐다. 이날 경기장의 여성 입장 허용은 사전에 공지되지는 않았다.

이란 네티즌들은 SNS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 국기를 흔들며 마음껏 응원하는 여성 축구팬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을 주장하는 이란의 온라인 여성단체인 '오픈스타디움'은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그 일이 일어났다. 선택된 몇몇 이란 여성이 아자디 스타디움에 들어가 공식 경기를 사상 처음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여성의 정당한 소망을 이루는 길로 향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란과 정치·종교적으로 대립 관계에 놓여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금지했다가 지난 1월부터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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