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제자리서 크기 그대로 유지…궁극에는 남극권 벗어날 것

[극지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남극대륙 빙붕에서 떨어져 나와 1년 가까이 움직이지 않던 초거대 '괴물' 빙산 A-68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6일 UPI 등 외신에 따르면 A-68은 지난해 7월 12일 라르센C 빙붕에서 떨어져나올 때만 해도 바로 조각 나 녹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빙붕에 바로 인접한 얕은 수심의 바우덴 융기 해역에 걸터앉으면서 거의 움직이지 않아왔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남쪽 끝이 북쪽을 향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한 것이 관측됐다. 이는 기후 온난화와 해류 흐름이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A-68이 해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형 빙산은 밑이 해저 바닥에 닿아 제자리에서 도는 듯한 움직임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A-68이 바람과 해류를 타고 움직이면서 라르센C 빙붕에서 멀어지면 수온이 높은 바닷물에 더 많이 노출된다.

A-68은 대략 런던의 4배 넓이이며, 빙산이 머금은 물의 양은 1조t 이상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호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 1년간 끝부분의 큰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기는 했으나 길이 약 150㎞, 폭 55㎞의 1년 전 크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측정됐다.

지난 7월 말 현재 영국 브리검 영 대학 남극빙산추적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A-68은 면적이 3천600㎢로 역대 6번째로 큰 빙산으로 기록됐다.

대형 빙산들은 4개의 '빙산 고속도로'를 타고 남극권을 벗어나는데 A-68은 남극 대륙을 감싸고 흐르는 극순환류를 타고 동쪽으로 향해 남대서양으로 흘러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BC 방송은 이렇게 되면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에 서식하는 펭귄과 바다표범들도 A-68 빙산의 잔해가 흘러가는 것을 몇 년 내로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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