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런던시장 반대파, 7월 '트럼프 희화화 풍선' 허용에 맞대응

"언론자유, 선택적인지 볼 것"…칸 시장 "사람들이 보고싶다면 허용"

이번 주 토요일 영국 런던 도심의 의회광장에는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노란색 비키니를 입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대형 풍선이 떠오를 예정이다.

미국 CNN은 30일(현지시간) 길이가 약 8.8m에 달하는 이 대형 풍선을 런던 하늘에 띄우겠다는 칸 시장 반대파들의 계획을 시 당국이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런던 방문 때 시 당국이 기저귀를 찬 채 화내는 모습을 한 이른바 '트럼프 베이비'(Trump Baby) 풍선 띄우기를 허용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칸 시장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지지한다"면서 풍선시위를 허가한 바 있다.

주말에 있을 칸 시장 반대 시위의 주최자인 야니 브루어는 당시 시 당국이 트럼프 풍선시위를 허용하는 것을 보고 크라우드 펀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후 3천 명 이상이 5만8천 파운드(약 8천4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는 것이다.

칸 시장의 노란색 비키니는 2016년 "해변에 놀러 갈 몸을 만들었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노란색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나와 논란이 됐던 다이어트 광고를 런던 교통 당국이 금지했던 사례를 참조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영국 언론의 자유 옹호자'로 소개한 브루어는 주말 풍선시위를 두고 "영국 언론의 자유를 위한 반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희화화한 풍선을 허용했던 칸 시장과 런던 의회가 칸 시장을 희화화하는 풍선을 승인할지와, '언론의 자유'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브루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런던을 다시 안전하게'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칸 시장이 런던의 폭력범죄 예방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그는 풍선 제작 후 남은 모금액은 칸 시장 퇴진과 '언론자유' 수호 운동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칸 시장은 런던 ITV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토요일에 비키니 입은 내 모습을 보고 싶다면 그러라고 할 것"이라면서 "노란색이 내게 전혀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칸 시장은 또 대변인을 통해 시 당국이 의회광장에서 이 풍선을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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