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된 인부, 수개월 땅굴서 식사·수면·용변 해결하도록 요구…땅굴 화재로 숨져

화재가 난 벡위트의 집. 사진=몽고메리카운티 소방서/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인턴기자] 북한의 핵무기 공격을 우려한 미국 백만장자가 자기 집 밑에 방공호를 만들던 중 일어난 화재로 재판을 받게 됐다.

3일(현지시간) 백만장자인 대니얼 벡위트(27)는 방공호를 파기 위해 고용한 인부 아스키아 카프라(21)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2급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고 연합뉴스가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음모론자로 알려진 벡위트는 지난해 9월 미국 본토에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위협이 고조되던 당시, 북한 핵 공격에 대비해 땅굴을 팔 결심을 했다.

이후 그는 SNS에 땅굴 건설인부 모집글을 게재, 지원자 카프라를 인부로 고용했다.

벡위트는 카프라가 자신의 집 위치를 알 수 없도록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나 검은 안경으로 그의 눈을 가린 뒤 집으로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벡위트가 기소된 주된 이유는 카프라를 열악한 작업환경에 방치해 재난 상황에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벡위트는 카프라가 작업하는 내내 땅굴에서만 머무르게 했다. 식사·수면·용변까지 땅굴에서 해결하도록 요구했다.

벡위트는 카프라에게 방공호가 완성되고 나면 그가 꿈꾸는 회사를 차릴 수 있도록 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며 이같은 요구를 했다. 카프라는 이 제안을 수락했다.

카프라가 사고 직전까지 판 땅굴은 벡위트 집 지하실에서 3m가량 수직으로 내려가 다시 옆으로 60m까지 뻗어나갔다.

그러나 집 지하실에 화재가 났고, 땅굴서 작업하던 카프라는 숨졌다.

검찰은 벡위트가 카프라를 열악한 작업 환경에 방치해 숨지게 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그를 체포했다.

벡위트는 향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8일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풀려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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