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넷 NYT 사설 편집자 "최근의 분쟁은 헌법 위기로 만개할 수 있어"…뮬러 특검 해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류은혜 기자]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대통령은 법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사설은 NYT 16일자 종이판의 '사설면'을 가득 채울 전망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동안 NYT '사설면'은 여러 편의 사설과 독자 편지들로 구성돼왔기 때문이 NYT의 이번 행동은 '매우 특별한 경고'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사설은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비교했던 오린 해치(공화·유타) 상원의원의 "이 위대한 나라는 실수하는 대통령을 용인할 수 있지만, 실수를 하고 그것을 덮기 위해 법을 어기는 대통령은 용인할 수 없다"는 발언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사설을 이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을 저울질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언급하며 "국회의원들이 그(뮬러 특검 해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그것이 실제로 닥치거나 닥칠 때가 되면 의원들은 손에 헌법을 들고 나락의 언저리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설은 "트럼프가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면 '대통령이 미국 시민들 중 홀로 법 위에 있다'는 선례를 만들려고 시도하면서 미국 정부의 토대를 때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사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특검 수사를 무력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법치주의, 그리고 권력과 헌정질서의 독립을 확보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라면서 "이는 집권여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사설은 공화당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사설은 "지난주 한 공화당 의원이 '포레스트 검프가 정권을 잡은 것 같다. 사악하고 정말로 멍청한 포레스트 검프가 말이다'라고 말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이 사설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낙마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뮬러의 해임은 '자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 사설은 "트럼프가 만약 특검 수사를 죽이거나 불구로 만든다면, 그는 자신의 주위를 감싸는 의심의 구름을 떨쳐내는 대신에 오히려 그것을 더 짙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시민이다. 무죄추정과 다른 보호장치를 누릴 자격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법적 조사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설은 "트럼프가 이 점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다면 공화당 의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이 대통령직과 이 나라 최대 정당 중 하나(공화당)의 미래는 물론 미국의 실험 그 자체의 미래를 빚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 사설 편집자인 제임스 베넷은 'CNN머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보통 여러 편의 사설과 독자 편지들로 구성되는 한 면을 통째로 이 사설에 할애한 것을 두고 이 시국이 "특별한 대응"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넷은 "최근 이 정치적, 법적 분쟁이 어느 때라도 아무도 원치 않는 헌법 위기로 만개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베넷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하지만, 독자들을 대비시키기를 원했다"면서 "(이번 사설은) 아마 그 위기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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