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엔본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류은혜 기자]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서 촉발, 미국 등 서방국들의 폭격사태가 미국과 러시아 양국 간 대립 격화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추가 공습을 경고했고,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반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AF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안보리는 14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해 러시아가 마련한 시리아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5개국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곳은 러시아·중국·볼리비아 등 3개국뿐이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고 문제를 악화하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모든 회원국은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절제력을 보여달라”고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에 상당한 손상을 가했다고 자신한다”면서 “시리아 정권이 독가스를 다시 사용한다면 미국은 장전돼(locked and loaded) 있다”고 말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전제로 한 추가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앞서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국은 이달 7일 시리아 동(東)구타 두마 지역에서 화학무기 의심 공격으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번 공격을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이날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을 겨냥한 공습을 가했다.

AFP는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 공습 당시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사진과 목격자 증언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주 두마 공격에서 사린가스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정부기구나 다른 정보원들로부터 동공 수축이나 경련, 중추신경계 손상 등의 증상이 있었음을 확보했는데 이는 신경작용제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개발한 화학무기로, 맹독성 신경가스 가운데 하나다. 무색·무취에 휘발성이 크고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500배나 높아 1.2㎏ 정도 살포되면 반경 33m 지역이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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