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으로선 첫 부패 수감 불명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류은혜 기자]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감옥에 수감됐다.

브라질 부패수사를 담당해온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명령을 내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올해 1월 말엔 2심 재판에서는 12년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지난 4일 오후부터 5일 새벽까지 11시간 넘는 격론 끝에 찬성 5명·반대 6명으로 기각했다.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6일 오후 5시까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룰라 전 대통령이 이에 응하지 않고 금속노조 건물에 머물자,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체포명령을 집행했다.

이로써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부패 혐의로 수감된 첫 사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3전4기 끝에 2003년 브라질 역사상 첫 좌파 성향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2006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문제는 퇴임 이후였다.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갖가지 부패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8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또다시 좌파정권을 창출할 것인지 주목받았으나, 결국 부패 의혹으로 인해 사실상 정치 인생의 종말을 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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