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선전 빗대…"필리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치부" 비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망언의 끝은 어딜까?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한 여성비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dpa 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IS)가 조직원을 모집할 때 "순교하면 천국에서 처녀 42명으로 보상받는다"고 (남성들을) 꼬드긴다고 지적했다.

실제 IS는 남성 조직원을 모집하고 자살폭탄 테러 등에 동원하면서 이같이 유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슬람 경전 '쿠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해괴한 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그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파괴하고 죽이려는 목적을 가졌을 뿐 완전히 공허하고 파산한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두테르테의 망언은 이어서 나왔다.

그는 "만약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그걸 유혹으로 던질 수 있다면, 그게 진실이라면, 나는 천국이 아니라 이곳에 그 처녀들을 준비해 두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여성인권단체들은 "여성을 모독하고 인권과 존엄을 도외시한 채 필리핀 여성들을 성적 도구로 치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28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처녀 42명을 제공하겠다고 말한 것은 단지 농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로케 대변인은 "그것은 명백히 농담이었고, 대통령이 한 농담이 정말 뭐였는지 분명히 밝힐 필요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두테르테가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그가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 내뱉은 말이다.

당시 두테르테는 1989년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면서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집단 성폭행당하고 피살되기까지 한 호주 여성을 비하한 이 발언에 대해 호주와 미국 대사가 강하게 비판하자 "입을 닥쳐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거론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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