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신년연설, 비아냥과 공허한 약속, 거짓으로 가득 찰게 뻔해"

트럼프, '쉿홀' 발언 확인해준 민주당 의원 비난 트윗…"DACA 날려버렸다" 물타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인종주의 파문을 불러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지소굴(shithole)' 발언의 불똥이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를 넘어 3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신년연설(연두교서) 보이콧 움직임으로까지 튀었다.

민주당 인사들 가운데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 얼 블루메노이어(오리건) 하원의원에 이어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하원의원이 추가로 보이콧 명단에 합류했다고 연합뉴스가 폭스뉴스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윌슨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거지소굴 발언'을 인종주의적 표현으로 규정하며 불참 사유로 꼽은 뒤 "대통령의 메시지는 포용과 모든 미국민을 이롭게 하겠다는 내용 대신 비아냥과 공허한 약속, 거짓으로 가득 찰 게 뻔하다"고 비난했다.

윌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순직군인 미망인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입대했다고 말했다"고 폭로해 한바탕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인물이다.

'거지소굴(shithole)' 불똥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의원 등 공화·민주 의원 6명과 만나 다카 등 이민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튀어나왔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19일 연방예산 처리 시한까지 다카 개정안 마련을 포함, 이민 관련 합의를 통과시키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티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파문이 일자 츠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련 발언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12일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소굴' 발언 사실을 언론에 확인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기자들에게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과 다음날, 이틀에 걸쳐 자신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다카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책임론을 끌어들이면서 물타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다카는 아마도 이미 죽었다. 민주당 인사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단지 (다카에 대해) 이야기하며, 필요한 우리의 국방 예산 채택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길 원하는 것일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딕 더빈 상원의원은 다카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완전히 잘못 전했다"면서 "신뢰가 없을 때 협상은 이뤄질 수 없다. 더빈이 다카를 날려버렸다. 그러면서 우리 군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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