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라지, 탈퇴 못 박으려 재투표 카드 꺼냈다가 논란 일자 철회

[EPA=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제2라운드를 앞둔 가운데 대표적인 탈퇴파 인사의 재투표 언급에 잔류파가 적극 환호하며 재투표설이 대두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발단은 예상 밖에 EU 탈퇴파의 대표 주자인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패라지는 채널5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잔류파인) 부총리를 지낸 닉 클레그 전 자유민주당 대표,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일당은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서 "그들은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징징대고 불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아마도, EU 회원국 지위에 대해 재투표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두 번째 투표를 한다면 한동안은 그것을(잔류파의 불평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블레어 전 총리가 '브렉시트 중단 청사진' 보고서를 내놓는 등 잔류파 주요 인사들이 끊임없이 브렉시트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재투표를 통해 EU를 떠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재확인하고 브렉시트를 둘러싼 잡음을 제거하자는 취지다.

EU 잔류파는 패라지의 발언에 즉각 쌍수를 들고 나섰다.

클레그 전 부총리는 트위터에 "패라지에 동의한다"고 남겼다.

톰 브레이크 자유민주당 브렉시트 대변인은 "사람들은 이제 브렉시트와 탈퇴 캠페인의 거짓이 초래한 비용에 대해 훨씬 잘 안다"며 힘을 보탰다.

지난달 정부 지원 사회기반시설위원회 회장직에서 사퇴한 앤드루 아도니스도 "패라지가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국민 투표를 원한다. 찬성한다. 해보자"고 말했다.

패라지와 '같은 편'인 탈퇴 진영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보수당 앤드루 브리진은 "재투표를 하더라도 탈퇴 표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패라지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EU를 떠나자고 투표한 이 순간 보수당 정부는 그것을 법제화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UKIP는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UKIP 당수 헨리 볼턴마저 재투표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패라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 텔레그래프에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재투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글을 기고해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다만 "마지막으로 극적인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리 스스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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