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조건 비판은 그대로…"깨끗한 물·공기 원하지만 기업경쟁력도 원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파리 기후변화협정 재가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협정 조건이 미국의 기업 경쟁력을 저하한다고 비판하며 현 조건에서는 복귀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AFP통신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협정은 미국을 매우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언급한 뒤 "솔직히 나한테는 문제가 없는 협정이지만 안 좋은 거래를 했기 때문에 그들(전임 오바마 행정부)이 서명한 협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때문에 다시 복귀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환경보호주의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환경을 매우 중시한다"며 "우리는 깨끗한 물과 공기를 원하지만, 또한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는 물"이라며 "그들은 엄청난 수력발전소를 갖고 있다. 사실 당신이 쓰는 전기와 에너지의 대부분은 수력 발전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도 그런 걸 갖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파리협정은 정말로 우리의 경쟁우위를 깎아왔다"며 "우리는, 나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이 기후변화협정 재가입을 위한 문을 열어놓았지만, 더 나은 협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현재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의 숫자를 고려할 때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 이론이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고 주장해왔으며, 지난해 6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합의인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미국의 동북부와 서북부에 한파가 강타하자 지난해 12월 28일에는 "다른 나라는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방지하려고 수조 원을 내려고 했던 그 옛적의 지구온난화를 아마도 우리가 조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구온난화 개념을 비꼬는 트위터 글을 올린 바 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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