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주 3분간 꿈쩍않고 가슴에 손…조직적 시위는 없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풋볼경기장에 등장했다.

관중석에서는 '와∼'라는 환호도 나왔고 '우∼'라는 야유도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대학풋볼 내셔널챔피언십 조지아대학과 앨라배마대학의 경기를 관전하러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출발해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농축산업자 단체인 팜뷰로 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는 그곳에서 국가연주 때 제대로 예를 갖추지 않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을 다시 한 번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옆에 군인, 경찰관 등과 함께 나란히 경기장 터널을 빠져나와 스타디움에 등장한 뒤 손을 흔들었다.

이어 잭 브라운 밴드의 연주로 국가가 울려 퍼지자 오른손을 가슴에 올려 보란 듯이 국민의례를 했다. 의례 도중에는 야유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가 연주되는 3분 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부석 박스에서 경기를 관전하다 스타디움을 떠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과잉 의전 때문에 팬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틀랜타 현지에는 경기 두 시간 전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는데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도중 트럼프 대통령 방문 시간이 임박하자 경호국 측이 스타디움 출입구를 약 한 시간 동안 폐쇄한 것이다.

백악관 측은 일반적인 대통령 경호 절차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팬들은 빗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떨어야 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측은 1번 주 출입구가 45분 동안 닫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날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애틀랜타 지부는 경기에 입장하는 팬들에게 흰색 옷을 입고 흰 수건을 돌려달라고 권유했다.

보수파들이 자유주의자들을 눈송이라고 부르는 것을 조롱하는 항의 표시다.

또 경기 도중 트윗을 날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 자체를 방해하는 조직적인 시위는 없었다.

하프타임 공연에 나선 래퍼 켄드릭 라마는 러시아 스캔들을 빗댄 가사로 트럼프를 에둘러 꼬집기도 했다.

애틀랜타 시내에 있는 CNN 본사 앞에서는 파시즘 반대 단체가 트럼프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경기장에서 격돌한 앨라배마와 조지아는 지난해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측에 승리를 안겨준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로이 무어를 눌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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