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국민이 대통령의 정신건강 걱정해야 하나" 질문

샌더슨 대변인 "북한 지도자의 정신건강 걱정해야" 반박

맥매스터 "북한 신년사 듣고 안심? 샴페인 너무 마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백악관 대변인과 기자들이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번 설전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정례브리핑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연합뉴스가 4일 보도했다.

샌더슨 대변인의 브리핑 주제가 북한 문제에 이르자 한 기자는 "미국민은 '핵 버튼'에 대해 너무 경솔하게 발언하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하루전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트위터에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사실을 그에게 제발 좀 알려주겠느냐"며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트윗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미국을 위협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사진=AP/연합뉴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국민은 북한 지도자의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는 여러 해 동안 반복적인 위협을 만들어 왔고 미사일 시험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다른 기자가 "김정은이 정신질환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은 핵전쟁에 대한 그의 트윗이 김정은 같은 사람이 군사력을 동원해 행동하게끔 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샌더스 대변인은 "나는 대통령이 이 개인(김정은)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을 향해 계속해서 제기한 위협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정은이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또다른 기자가 "대통령의 북한 관련 트윗이 어젠다(북한문제)를 진전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보지는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이전 행정부의 안주와 침묵"라며 난데없이 버락 오바마 등 전임 행정부로 화살을 돌렸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해 이끌어가는 대통령이고,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북한 지도자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김정은을 조롱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느냐"고 질책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민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지, 조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뒤 "계속되는 위협을 무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내 핵 버튼이 더 크다고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조롱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건(내 핵 버튼이 더 크다는 것은) 그냥 사실인 것 같다"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AP/연합뉴스
한편 미국 정부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대화 정국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유보한 채 우려의 목소리를 흘려 보내고 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하루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미국의소리(VOA) 방송 앵커와의 대담에서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냉소적인 견해를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고 VOA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3일 오후 보도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VOA의 그레타 반 서스테렌 객원 앵커와의 대담을 통해 "이번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단순한 접근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물론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도발적인 행동, 특히 그가 하고 있는 행위는 우리의 동맹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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