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비용 인하 오늘부터 적용

'배터리 게이트'에 대한 애플의 사과 성명과 노후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대처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31일(현지시간) "노후 배터리 교체비용을 79달러에서 29달러로 낮추기보다 무료로 배터리를 교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분기에만 무료 100억 달러의 수익을 내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회사이자 올 한해 CEO에게 급여와 인센티브 주식 등을 합해 1억200만 달러(1천94억 원)를 지불한 애플에 노후 배터리 교체비용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라는 것이다.

무어 인사이트의 패트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배터리 교체비용은 10달러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플이 제시한 29달러 교체비용으로 배터리를 바꿀 사람은 10만 명 안팎일 뿐이며, 무료로 교체해 준다 해도 25만 명 정도가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료로 교체해 줘도 애플이 지불하는 비용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팀 쿡 CEO의 책임론을 공식으로 제기했다.

특히 지난 28일 사과 성명에 쿡 CEO의 서명이 없었던 것에 대해 "쿡 CEO 등 애플 리더십이 회사의 브랜드 뒤에 숨어 있는 것"이라면서 "배신감을 느끼는 애플 이용자들에게 쿡 CEO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사과문에 자신의 이름을 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후 배터리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하는 결정과 파문이 확산하자 배터리 교체비용을 낮추는 결정을 한 최종적인 책임자는 결국 CEO라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FBI(미 연방수사국)와 충돌을 빚었을 때의 애플 성명이나, 2012년 애플 맵 파문(아이폰에서 구글 맵을 없애고 열등한 애플 맵으로 교체했던 사건) 때도 사과 성명에 사인했던 쿡 CEO가 이번 배터리 스캔들 성명에 사인하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강조했다.

한편 애플은 당초 1월 말로 예정됐던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준비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교체비용 인하를 고객들에게 곧바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초기 공급 물량은 한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애플은 이 파문으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당했고, 아이폰 성능 저하를 둘러싼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가 이를 무마시키려는 조치임을 시사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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