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28·반대 9·기권 35…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국제사회 비판여론 공식 확인

유엔총회가 21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특별 본회의를 열고 '예루살렘 결의안'을 표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유엔총회는 21일(현지시간) 오후 특별 본회의를 열어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한다'는 내용의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9개국이 반대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128개국이 찬성했다.

이번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꾸는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이 없으며 따라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총회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된 이날 유엔총회 특별 본회의에서 '예루살렘 결의안'은 찬성 128개국, 반대 9개국, 기권 35개국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을 비롯해 유럽 여러나라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193개 회원국 과반의 지지를 받으면 채택된다.

유엔총회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와 달리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앞서 동일한 내용의 결의안은 15개국이 참여하는 안보리에서 14표를 얻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미국은 표결 과정 내내 유엔 회원국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유엔총회장 연단에서 "미국은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수차례 으름장을 놨다.

헤일리 대사는 하루전인 20일 트위터를 통해 "목요일 우리의 선택을 비판하기 위한 표결이 진행된다"며 "미국은 명단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가 대사관을 어디에 둘지 결정했을 때 그동안 우리가 도와준 국가들이 우리를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대통령은 어떤 나라들이 미국에 반대하는 표를 행사하는지 보고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수억, 수십억 달러를 우리한테 가져가면서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공개 경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져가는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에 맞서 표를 행사하고, 유엔총회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반대하는 표를 던지고도 수억 달러를 지원받던 그런 때는 지나갔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더이상 이용당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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