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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8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으로 1년 5개월 뒤인 2019년 4월말 물러나게 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 그는 '국가의 상징'으로 활동한 첫 일왕이었다.

2차대전 당시 일왕으로 전쟁 가해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국가 원수' 히로히토(裕仁·1901~1989)에 이어 즉위한 그는 일본 국민과 고락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헌법과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상징으로의 역할을 국민에게 다가서는 것으로 해법을 찾은 것이다.

그는 재임 중 전쟁 희생자 위령이나 재해지역 방문 등의 일정에 신경을 쏟았다.

왕비와 함께 재해지를 방문해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본 국민도 아키히토 일왕의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현재 집권 자민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극우 일변도의 행보를 보이며 침략전쟁이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전쟁에 대한 반성의 뜻도 밝혔다.

일본의 패전일인 지난 8월 15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쟁 피해자 추도식에서는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이후 3년 연속 반성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자신의 몸에 한국의 피가 흐른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에 이어 2019년 5월 1일 즉위하는 아들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도 부친의 친국민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다소의 과제도 있다. 20세기 이후 처음으로 전현직 일왕이 존재하게 되는 만큼 '이중 권력'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왕이 사망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에 퇴위하는 것은 1817년 고카쿠(光格)일왕 이후 202년 만이다.

일본 헌법상 일왕은 국가 및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반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 만큼 권력 분산을 일본 국민이 느끼게 되면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왕실을 관리하는 궁내청은 일단 아키히토 일왕이 모든 공무를 새 왕에게 이양하는 만큼 권위 분산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도통신은 "국민의 총의를 얻기 위해서는 새 일왕이 국민에게 다가서고, 국민이 일왕에 의지하려는 생각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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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2/08 14:04:42 수정시간 : 2017/12/08 14: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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