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탈퇴한 트럼프 조롱 분장, 쓰러진 자유의 여신상 등 등장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가 열리는 독일 본에서 기후변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마치 코스프레 축제의 모습을 띠며 시선을 끌고 있다.

시민과 미디어의 시선을 사로잡아 기후변화 반대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시위가 백미였다.

4천여 명의 시위대는 삼바 리듬과 테크노 사운드, 록 음악을 배경 삼아 행진을 시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미국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학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북극곰 인형 탈을 쓴 시위 참가자가 모는 차량 뒷좌석에서 트럼프 대통령 분장을 한 시위 참가자가 거만하게 앉아 행진했다.

차량은 디젤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의 주역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의 오픈카였다.

차량 양옆에도 북극곰이 함께했다.

이어 옆으로 쓰러져 있는 자유의 여신상 모형이 뒤따랐다. 이 자유의 여신상은 지난 4일 시위에서도 등장했다.

시위대는 '트럼프, 기후 대량 학살'이라고 쓰인 길이 수십m, 폭 3∼4m의 대형 배너를 들고 행진을 벌였다.

또한, '구렁텅이 속으로 세계를 끌어당긴 트럼프'라고 쓰인 손 푯말을 들고 행진했다.

핵폐기물을 실은 선박을 '죽음의 해적선'으로 형상화한 모형도 등장했다.

시위대는 기온 상승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대형 온도계의 그림이 달린 우비를 입기도 했다.

독일에서 석탄 화력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40%를 차지하는 데 대해 항의하는 푯말도 다수 나타났다.

앞서 시위대는 독일 석탄 화력발전 지대를 찾아 시위를 벌이면서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원칙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이행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당사국 총회 직전에는 니카라과가, 총회 기간에는 시리아가 각각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기로 해 전 세계적으로 미국만 유일하게 미가입 국가로 남은 상황이다. (베를린=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