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럼프 '즉석발언' 못하도록 일정 조율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달리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중국 인권문제를 언급하지도 않았으며 대학 연설도 생략하는 등 일반 중국인들에게 말조차 건네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간의 첫 중국 국빈 방문 일정 내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차담회를 갖거나 경극 공연을 관람하며 개인적 친분을 쌓는 등 비공식 및 공식 일정 소화에만 전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즉흥적인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당황하게 할 수 있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방중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일정을 조율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예옌충(葉延叢) 국립싱가포르대학 정치학과 부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통제된 환경 속에 방중이 이뤄지는 것이 미국과 중국 정부는 물론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며 중국도 사전 제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0여 명의 전 세계 작가들이 지난 8월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 석방을 촉구했지만 9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는 기자들의 질문까지 완전 차단돼 시 주석이 중국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언론 자유가 무너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현지 대학에서 연설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정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물론 중국 일반인들과 접촉할 기회마저 봉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1998년 6월 중국 방문 당시 베이징대학에서 연설했으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2월 칭화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 상하이 학생들 앞에서 강연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의 장저신(張哲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즐기는 대통령으로 대중 연설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그는 일반 대중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트위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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