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칼튼 리야드 홈페이지에 소개된 볼룸B 사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파 숙청 과정에서 체포된 왕족과 전직 장관, 유명 기업인들이 수도 리야드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에 붙잡혀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곳은 평소 갑부와 국가 원수, 사우디 왕가 사람들이 드나들던 곳이지만, 지난 주말 사이 세계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감옥으로 바뀌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날 오전 이 호텔 연회장 중 하나인 '볼룸B'에서 촬영된 한 영상에는 사람들이 매트 위에 누워 선명한 색깔의 꽃무늬 담요를 덮고 있는 모습 뒤로 어두운 제복을 입은 경비 요원들이 포착됐다. 한쪽 구석에는 소총 한정이 세워져 있었다.

셰이크 사우드 알-무젭 사우디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구금자들은 신문을 받고 있으며, 법적 절차를 지키고 구금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처벌을 면제받는 일이 없도록 비밀리에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실세 왕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1왕위계승자(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반부패위원회는 지난 4일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왕실 내 왕권 경쟁자와 반대파로 분류되는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인물 중에는 '사우디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62) 왕자도 포함됐다.

미국 관리들은 6일까지 체포된 인원이 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이 호텔 '볼룸B'는 2만 평방피트(약 1천858㎡) 넓이로, 1천400∼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 등으로 쓰인 곳이다.

이 호텔은 원래 반바지나 스커트, 탱크톱 착용 시 입장을 금지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점잖은 의상을 입을 것을 요청한다.

호텔 측은 이날 웹사이트에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호텔 인터넷과 전화선 연결을 끊는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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