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스 사전 홈페이지 캡처
취임 이후 언론과 전면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에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단어가 사용 빈도수에서 다른 용어들을 압도하며 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의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년간 '가짜 뉴스'가 "모든 곳을 아우르는 존재성"(ubiquitous presence)을 과시하며 콜린스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콜린스의 단어 목록에 올라있는 45억개 단어들을 모니터하는 사전 편찬자들은 지난 1년 새 가짜뉴스 사용 빈도가 365% 급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단어를 수시로 사용하는데 심지어 지난주에는 인터뷰 도중 자신이 '가짜 뉴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콜린스는 이 단어의 어원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의견을 달리했다.

콜린스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2000년대 들어 미국 방송 매체에서 "언론 보도를 가장해 퍼지는 거짓되고 선정적인 정보"를 뜻하는 단어로 종종 사용돼왔다.

그러다 2015년부터 조금씩 사용 빈도가 늘더니 올해 트럼프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콜린스가 앞으로 새로 찍는 사전에 포함되게 됐다.

콜린스의 언어콘텐츠 부서장 헬렌 뉴스테드는 '가짜뉴스'가 "여기저기서 쓰였고 트럼프 대통령도 수시로 사용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콜린스의 '올해의 단어'는 매우 진실한 뉴스(very real news)"라고 말했다.

가짜 뉴스 이외에도 정치 현안에 관한 신조어들이 '올해의 단어' 후보군에 대거 등장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있어 같은 의견만 증폭되는 환경을 뜻하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반향실)는 지난 5년간 사용 빈도가 꾸준히 늘면서 올해의 단어 10대 후보에 포함됐다.

'안티파'(antifa)는 파시스트(fascist)에 반대하며 극우파에 맞선 극좌파를 의미하는 신조어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극우파와의 충돌로 최근 사용 빈도가 7000%가량 늘어나면서 목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처음 등장한 신조어로 영국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를 향한 열의를 뜻하는 '코빈마니아'(Corbynmania)는 올해 영국 총선 과정에서 코빈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사용 빈도가 310% 늘었다.

이 밖에도 성 소수자들이 특정 성별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음을 뜻하는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성별 유동체), 싱글들이 진지한 연애를 추구하게 되는 가을·겨울의 외로운 시기를 뜻하는 '커핑 시즌'(쇠고랑을 차는 기간·cuffing season), 산업현장에서 정규직보다 계약직이나 임시직 인력을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형태의 경제 상황을 일컫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긱 경제)도 포함됐다.

한 손에 쥐고 만지작거릴 수 있는 장난감인 '피짓 스피너'(Fidget Spinner)와 인스타그램을 줄인 '인스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도 올해의 10대 단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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