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떨어져 보안 검색대·탑승 게이트 일사천리 통과…"아이라서 눈에 안 띄었다"

제네바 공항 출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일곱 살 여자아이가 탑승권도 없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비행기까지 오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보안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트뤼뷘드쥬네브 등 현지 언론의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오후 1시 25분께 제네바 시내 몽블랑 거리에서 7세 여자아이가 실종됐다.

아이를 데리고 있던 아버지는 아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시내 쇼핑센터와 집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아이는 그 시간에 제네바 공항으로 가는 열차에 있었다. 열차역에서 공항까지는 불과 5분 거리였고, 공항에 도착한 아이는 프랑스 섹터 쪽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프랑스 아작시오로 가는 이지젯 비행기에 탑승했다.

프랑스와 접해 있는 제네바 공항은 스위스와 프랑스 섹터로 구분돼 있는데 프랑스 섹터 쪽에서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면 국내선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해 보안 검색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다.

키 1m 30㎝의 이 소녀는 보안 요원들 눈에 띄었지만, 여행객들 틈에 섞여 있던 터라 보안 요원들은 부모가 함께 있는 아이인 줄 알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녀는 마지막 탑승 게이트에서도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해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지나갔다.

아이가 비행기에 오르고 난 뒤에야 항공사 직원들이 소녀를 발견, 경찰에 인계해 아이는 부모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공항 보안 시스템 문제를 놓고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제네바 공항 측은 "아이가 작아서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며 "보안 원칙은 잘 지켜졌고 누구의 책임을 가려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어린아이가 몰래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 문제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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