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당장 삽입도 성공…'당 주석제' 부활·'7상8하' 전통 폐기는 실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중국 공산당이 25일 시진핑(64) 국가주석 등 7명의 새로운 정치국 상무위원을 선임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오전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상무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첫 선을 보였다.

신임 상무위원들은 기자회견장에 시 주석을 선두로 리커창(62) 총리, 리잔수(67)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62) 부총리, 왕후닝(61)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60) 당 중앙조직부장(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한정(63) 상하이시 당서기 순으로 입장해 서열을 공개했다.

이날 새로 선출된 상무위원 5인은 시 주석의 심복이거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인사들이다.

이는 덩샤오핑 시대인 1982년 12차 당대회에서 수립된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너지고 '시진핑 1인 체제'가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차세대 주자인 후춘화(54)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57) 충칭시 서기는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했다.

이는 후계자를 미리 지명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전통을 깨뜨림으로써 시 주석이 5년 후 재집권 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해석된다.

하루 전 시 주석은 제19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삽입하는 것에 성공하며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시 주석이 단순한 정치지도자를 넘어 향후 30년의 중국을 이끌 사상적 영도자로서의 지위를 제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또한 이번 당장에 자신이 주창한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반부패 투쟁,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계획 등 10개의 정책도 삽입했다.

이는 시 주석이 물러나더라도 중국의 장기 정책으로 시 주석의 정책이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 주석은 관심을 모았던 '당 주석제' 부활에는 실패했다.

당 주석은 상무위원회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문화대혁명 직후인 1982년 덩샤오핑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면서 폐지됐다.

시 주석은 또한 정치국 상무위원의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를 깨는데 실패했다. 왕치산(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7상8하 전통에 따라 은퇴했기 때문이다.

이는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 69세가 된 시 주석이 물러나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 주석이 '격대지정'의 전통을 깨는데는 성공했으나 '7상8하'의 전통을 깨는데는 실패함으로써 5년 후 재집권 할 수 있는 길이 절반만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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