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노벨문학상 벨로우·고디머 등이 역대 수상자

작가 한강(47)이 이탈리아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말라파르테' 수상자로 선정됐다.

말라파르테 문학상 측은 올해 수상자로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강을 선정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상은 '쿠데타의 기술', '망가진 세계'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1898∼1957년)를 기리기 위해 1983년 탄생했으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탈리아 문학계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주도로 창설됐고, 뛰어난 작품으로 세계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은 외국 작가들에게 주어진다.

역대 수상자로는 197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자인 캐나다 태생 미국 소설가 솔 벨로, 1991년 노벨 문학상을 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나딘 고디머, 희곡 작가이기도 했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프랑스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 미국 작가 수전 손탁 등이 있다.

말라파르테 문학상 심사위원회의 라파엘레 라 카프리아 위원장은 한강의 수상작인 '소년이 온다'에 대해 "살아있는 이미지들이 독자의 구미를 당기고,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2014년 작품인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배경으로 계엄군에 맞서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참혹한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출판사 아델피(Adelphi)에 의해 '인간적인 행위'를 의미하는 '아티 우마니'(Atti Umani)라는 제목으로 14일 이탈리아에서 일제히 출간됐다.

한국어 원본이 아닌 데보라 스미스의 영어 번역본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 스미스는 한강의 또 다른 장편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작년에 한강과 공동으로 작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번역가다.

심사위원회는 한강의 신작이 현지에서 공식 출간되기도 전에 번역본을 미리 입수해 읽어본 뒤 그를 올해의 수상자로 전격적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상식은 말라파르테가 생전 머물며 애정을 쏟은 나폴리 인근 카프리 섬에서 한강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내달 1일 열린다.

작가는 시상식 전날인 오는 30일에는 나폴리 시청에서 현지 기자들과 문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작인 '소년이 온다', 작년에 현지에서 출간돼 주목받은 '채식주의자' 등 자신의 대표작과 작품 세계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에도 함께 한다.

이후 나폴리, 로마, 밀라노의 펠트리넬리 서점을 돌며 독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댄다. (로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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