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시 방사능 유출 등 심각한 환경재앙 우려

"6차 핵실험,나가사키 핵폭탄 최대 7.8배…폭발력 108kt"

중국의 대학연구팀이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위력을 지진 관측 자료를 통해서 분석한 결과, 일본 나가사키 핵폭탄의 7.8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추가 핵실험이 실시될 경우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해 방사능 유출 등 환경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진 실험실 원롄싱(溫聯星) 교수 연구팀은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TNT 폭약 환산 기준)이 108kt(킬로톤·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으로 추정하며, 오차범위는 ±48kt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1945년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의 3∼7.8배 수준이며, 지난 5차 핵실험(약 10kt)과 비교해 5∼10배 위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 지진 데이터를 근거로 추정한 실험 위치는 2∼5차 실험이 이뤄진 지점의 인근으로 특정했다.

연구팀의 추정치는 국방부에서 발표한 위력(50kt)보다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이런 차이는 중국과 한국이 발표한 지진 규모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국 기상청은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 지진 규모를 5.7로 가장 낮게 잡았지만, 중국 지진국은 6.3으로 가장 관측 규모가 컸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김승평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글로벌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등 국내 전문가들도 이번 핵실험 폭발력 추정치가 50∼150kt으로 중국 과기대 연구팀과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연구팀은 북한의 핵실험이 모두 같은 장소인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진행된데다, 특히 3일 실시된 강력한 6차 핵실험으로 핵실험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분석 결과 6차 핵실험 후 38분 뒤인 낮 12시 38분 32초께 풍계리에서 규모 4.1의 추가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갱도의 일부 함몰로 인해 발생한 지진으로 여겨진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는 폭발위력 200㏏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잇단 핵실험으로 갱도 지반이 약해지면서 일부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핵공업그룹 과학기술위원회의 왕나이옌(王乃彦) 선임고문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신뢰할만하다면, 이는 심각한 환경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추가 핵실험은 산 전체를 붕괴시키고, 이로 인해 방사능이 유출돼 중국을 포함한 인근 지역에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산이 핵실험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봉우리는 높고 경사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지형적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북한의 제한된 지리적 자원과 핵실험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그 선택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핵실험이 수직으로 뚫린 갱도의 바닥에서 진행됐다면, 폭발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직 갱도는 건설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며, 특히 실험 결과를 측정할 케이블과 센서를 설치하기 쉽지 않아 추후 핵실험이 수평 갱도에서 실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얘기다.

그는 "100kt의 폭탄은 상대적으로 위력이 큰 폭탄"이라며 북한 정부는 자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특히 중국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핵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