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잦은 말실수로 '망언 제조기', '실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에는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내 자신의 파벌인 아소파 연수회에서 "(정치가로서 뜻을 둔) 동기는 묻지 않겠다"면서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백만명을 죽였던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옳아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어 "결과를 남긴 첫 명정치가로 일컬어진다"며 "사람이 좋은 것만으로는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회장인 파벌 모임에서, 소속의원들에게 정치가로서 마음가짐을 거론하면서 히틀러를 그 예로 든 것이다.

의도가 어떻든 간에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소 부총리의 나치 관련 실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한 강연에서 개헌 당위성을 언급하면서 나치 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자 철회한 적도 있다.

당시 그는 헌법 개정은 조용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어느 날 보니 바이마르헌법이 나치 헌법으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바뀌었다. 이 수법을 배우면 어떠냐"는 등의 발언을 해 화를 자초했다.

지난 1월에는 한일통화스와프 문제를 거론하며 "통화스와프 체결에 따라 한국에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린 자민당 집회에서 노인들의 소극적인 소비성향을 입에 올린 뒤 "90세가 되고도 노후가 걱정된다는 사람이 TV에 나오는데 '언제까지 살아 있을 생각인가'"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2003년 6월 도쿄대 강연에서는 과거 일제가 조선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강제했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한 것이 시발이었다"는 망언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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