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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중에서 유통된 '간 쇠고기'(ground beef)에 섞인 일명 '핑크 슬라임'(pink slime·분홍 곤죽)의 유해성을 과장 보도했다는 혐의로 제소된 ABC방송이 원고인 사우스다코타 주 육류가공업체에 수천억원대의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ABC방송을 소유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분기 법정소송비로 1억7천700만 달러(약 2천억 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지출 대상이 미국 최대 육류 가공업체 '비프 프로덕츠'(BPI)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BPI는 지난 2012년 ABC를 상대로 기업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ABC와 BPI는 지난 6월, 오랜 법적 분쟁을 매듭짓기로 합의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합의금 규모를 비공개에 부쳤다.

BPI 소송 대리인 댄 웹 변호사는 "ABC 모기업 디즈니가 소송 합의금 1억7천700만 달러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보험사가 부담했다"고 확인했다.

CBS방송은 "기업이 제기한 유사 소송 사상 최고 배상액"이라고 설명했다.

BPI는 2012년 ABC방송이 자사 제품 핑크 슬라임에 대해 보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먹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며 19억 달러(약 2조2천억 원) 손해배상 요구 소송을 제기했다.

핑크 슬라임은 쇠고기를 도살해서 부위별로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를 모아 암모니아 가스로 살균처리해 제조한 제품으로 공식 명칭은 'LFTB'(lean finely textured beef) 또는 'BLBT'(boneless lean beef trimmings)다.

BPI는 1994년 신기술 개발을 통해 이전까지 동물 사료용으로만 쓰이던 자투리 고기를 제품화했고, 미국 농무부는 소고기 가공제품에 15%까지 첨가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농무부 소속 미생물학자 제럴드 전스타인 박사는 2002년 이를 쇠고기라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핑크 슬라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ABC방송은 2012년 간판 앵커 다이앤 소여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는 간 쇠고기 70%에 '핑크 슬라임'이 포함돼있으나, 상표에 재료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고 보도해 미국 소비자들을 아연케했다.

방송이 나간 후 일부 대형 식료품 체인과 맥도날드, 학교 급식실 등이 "핑크 슬라임을 함유한 간 쇠고기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공표했고, BPI는 "주당 판매량이 230만kg에서 90만7천kg으로 줄어들었다"며 ABC방송과 뉴스 진행자 다이앤 소여, 취재기자 짐 아빌라, 전스타인 박사 등을 제소했다가 재판 시작 전 소여와 아빌라, 전스타인 박사 등은 피고소인에서 제외시켰다.

한편, ABC 측은 지난 6월 합의 사실을 공표하면서 "제품에 대한 사실과 전문인 의견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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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13 11:05:36 수정시간 : 2017/08/13 11: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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