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심의위, 만장일치로 허용…풀려나면 플로리다서 생활할 듯

[ESPN 캡처]
전처 살해 혐의로 기소돼 무죄 평결을 받았다가 다시 강도와 납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9년간 복역해 온 미국 풋볼 스타 O.J. 심슨(70)이 곧 자유의 몸이 된다.

미국 네바다 주 가석방심의위원회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코니 비스비 위원장과 토니 코다, 애덤 엔델, 수전 잭슨 등 심의위원 4명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심슨의 가석방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심슨은 오는 10월 1일 수감 중인 네바다 주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풀려나게 된다.

심슨은 2007년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9년간 가석방 금지 처분과 2017년까지 연속적인 의무 복역 판결을 함께 받았다.

이후 심슨의 형은 감형됐으며, 형기는 2022년 9월 29일까지였다.

ABC와 NBC, CNN, 폭스뉴스, MSNBC, HLN, ESPN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이날 가석방 결정 여부를 위한 심리를 생중계로 보도했다.

네바다 주 카슨시티의 가석방심의위원회와 러브록 교정센터를 화상중계 장치로 연결해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 약 30분간의 숙고 후에 가석방 결정이 내려지자, 심슨은 고개를 떨어트렸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심슨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심리에 출석한 동생 셜리 베이커와 딸 아넬 심슨은 울부짖으며 껴안았다.

심의위는 이전 범죄경력 유무와 향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위험 정도, 공동체에 대한 지원, 석방 이후의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슨의 가석방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심슨은 가석방 이후 플로리다에서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최후진술에서 "지난 9년간 아무 것도 변명하지 않고 지냈다. 난 이제 범죄를 저지를 의도도 없고 그저 가족과 친구들의 곁에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믿든, 믿지 않든 내게는 진정한 친구들이 있고, 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딸 아넬은 심리에서 "가족과 친지를 대표해 그가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인번호 '1027820'이 기재된 심슨은 이날 말콤 라버니 변호사, 친구 톰 스콧 등과 함께 출석했다.

심슨은 미국 내 형사재판사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스 중 하나로 기록된 'O.J. 심슨 사건'으로 유명하다.

1970년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선수로 그라운드를 풍미했던 심슨은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민사재판에서는 패소했다.

O.J. 심슨 사건 재판은 법조계에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에 관한 광범위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이 사건은 미국 범죄사에서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워싱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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