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러시아측 회동 참석자 추가 발견…특검 조사중

NYT "아갈라로프 부자의 대리인 카벨라츠"…신원 둘러싸고 의문 증폭

지난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는 '크로쿠스 그룹'의 에민 아갈라로프 부회장(왼쪽). [Irina Bujor/Kommersant Photo via AP=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의 회동에 참석했던 인사를 추가로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인사가 아이크 카벨라츠라고 전했다.

그는 회동을 주선한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와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 '부자'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과 NYT는 아갈라로프의 변호인인 스콧 발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발버 변호사는 "(카벨라츠가) 회동이 예정대로 열렸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통역을 하기 위해 동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미국 시민권자로 러시아 정부와는 연관이 없다고 발버는 주장했다. 에민의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버 변호사는 또 특검이 아직 카벨라츠를 직접 신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일 카벨라츠는 러시아 여성 변호사인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의 통역을 맡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리에 도착해보니 베셀니츠카야는 이미 통역을 대동하고 나온 상태였다고 CNN은 보도했다.

카벨라츠는 앞서 신원이 확인된 7명 외에 새로 등장한 8번째 참석자다.

당시 회동에는 트럼프 캠프 측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당시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가 참석하고, 러시아 측에서는 베셀니츠카야, 에민의 대리인인 로브 골드스톤, 전직 소련 정보요원 출신의 로비스트인 리나트 아흐메트쉰, 그리고 통역사 등 모두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발버 변호사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오랜 기간 같이 일해온 아라스 아갈라로프에게 트럼프 주니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줬다는 표시로 회동에 대리인을 보냈으며, 그가 카벨라츠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벨라츠가 러시아 정부와는 전혀 연관이 없고 단순 통역 역할로 당시 회동에 참석한 것이라는 해명과 달리, 카벨라츠의 과거 경력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의 '실체'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과 NYT 등에 따르면 카벨라츠는 지난 2000년 미 회계감사원(GAO)의 감시망에도 포착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89년 모스크바 금융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도미, 미국 시민권자가 된 그는 뉴저지 등에 금융 서비스 회사를 차려 활동했는데, GAO 조사에서 그가 러시아 브로커들을 위해 델라웨어에 2천 개가 넘는 '셸 컴퍼니'(껍데기뿐인, 명의만 있는 회사)를 세우고 100여 개의 은행 계좌를 만들어 러시아 고객들이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도움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머 변호사는 당시 카벨라츠의 영업 활동은 합법적인 것이었다면서 실제 카벨라츠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기소도 당한 사실이 없고, 관련 은행들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향후 특검의 조사 요청에 충실히 응하겠다고 답변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와 러시아의 '거래' 추문과 관련한 정보를 건네받고자 골드스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의혹이 있는 베셀니츠카야 변호사 등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직접 만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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