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무역불균형 단순 도식은 초점 어긋나"

[USTR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renegotiating) 발언으로 한미 무역 불균형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 경제전문지에 교역 역조보다 '자본계정'(capital account)을 먼저 챙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13일(현지시간) 애덤스 연구소 팀 워스톨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관점이 무역의 본질에서 어긋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무역이란 자국 사람들이 국내에서 힘들게 해놓은 일을 외국 사람들이 향유하게끔 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대로 외국에서 힘들게 해놓은 것을 수입해서 자국이 그걸 향유하는 것이 무역의 본디 목적이라는 논리다.

그런데 무작정 수입만 많이 한다고 불평만 늘어놓는 건 무역의 포인트를 놓치는 인식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포브스는 '한미 FTA가 무역 불균형의 원인인지는 불투명하다'고 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무역 불균형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미국 경제를 보면 일군의 국가에서 무역 적자를 내면, 다른 몇몇 나라에서는 흑자를 내기 마련이란 것이다.

일례로 미국이 네덜란드, 브라질, 벨기에, 칠레, 싱가포르, 홍콩과의 교역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는데, 그렇다면 미국이 이들 나라를 '착취하고 있는 건가'라고 포브스는 반문했다.

또 아무도 미국과 이들 나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할 문제점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 한국 무역 적자 폭은 FTA 첫 해인 2012년 132억 달러에서 지난해 276억 달러로 배 이상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미국 입장에서 이런 수입의 증가가 무역의 실패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게 포브스의 판단이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면 무역 적자폭이 더 커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아울러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액이 FTA 직전 해인 2011년 48억 달러(5조4천억 원)에서 지난해 129억 달러(14조6천억 원)로 늘어난 사실은 왜 인식하지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삼성, LG 등 한국 대기업이 미국 내 생산설비 확충에 잇달아 나서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포브스는 총체적인 자본계정을 들여다 봄으로써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의 새로운 측면을 조명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