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쓰레기통'으로 먹이사슬 차단… 공공주택 지하 콘크리트 포장

'시민 한 명당 쥐 한 마리꼴'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미국 뉴욕시가 '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12일(현지시간) 쥐를 70%까지 없애겠다며 3천200만 달러(365억7천만 원)의 예산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맨해튼 남부 3곳, 브롱크스의 그랜드 컨커스, 브루클린의 부시위크가 5대 거점 지역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다면적인 공격으로 쥐로 인한 오염이 가장 심한 뉴욕시 지역에서 개체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시는 2015년에도 쥐를 없앤다며 300만 달러를 들인 바 있다.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새 정책은 기존의 '쥐약 놓기'와 달리 환경정비에 가깝다.

뉴욕시는 우선 쥐가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쓰레기통을 거리 곳곳에 배치해 쥐의 먹이사슬을 차단하기로 했다.

우체통처럼 뚜껑이 달렸고, 안에서는 태양열로 쓰레기가 분쇄되는 쓰레기통을 300여 개 설치키로 했는데 시험 단계에서 쥐를 90%까지 없애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

거리의 철망형 쓰레기통도 1천600여 개의 철제 통 형태로 대체할 계획을 하고 있다.

뉴욕시는 아울러 쥐 서식지를 없애기 위해 공공주택 지하층 바닥에 콘크리트 재질의 '래트 패드(Rat Pads)'를 까는 계획도 세웠다.

대형건물은 쓰레기차가 오기 직전에 쓰레기를 거리에 내놓고, 쓰레기를 거리에 불법 투하를 하는 민간기업에 대한 벌금도 현행 1천500∼5천 달러에서 최대 2만 달러까지 올릴 방침이다.

뉴욕에 쥐가 많다는 불평은 1842년 이곳을 찾은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글에서도 등장한다.

작년에는 쥐가 지하철 역내 쓰레기통에서 피자 조각을 물고가거나, 지하철 심야열차 안에서 잠든 승객의 몸을 오르내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등장하기도 했다.

'인구 800만 명의 대도시 뉴욕에는 쥐도 800만 마리'라는 게 속설이었으나, 2014년 미 컬럼비아대의 학생이 통계학 기법으로 200만 마리라는 것을 증명해 영국 왕립통계학회 후원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뉴욕 시에는 시내에 서식하는 쥐의 수를 파악한 자료가 없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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