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아프리카 일부 국가, 유엔 결의 위반하며 북한과 거래"

아프리카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후크.

이곳에 최근 수년간 초현대식 외관을 갖춘 국립역사박물관과 매끈한 디자인의 대통령궁, 국방부 청사, 군수품 공장 등이 잇따라 들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이 시설들을 건립한 주체는 놀랍게도 북한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가운데서도 이렇듯 아프리카 남부의 일부 국가들이 여전히 북한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유엔이 올해 내놓은 조사보고서에서 북한은 에리트레아에 군사 무선설비를, 콩고에 자동화기를 각각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앙골라와 우간다에는 군사 훈련교관을 파견했다.

무기 제조 및 군사훈련과 관련된 북한과의 거래는 유엔의 제재 대상이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은 국제무역에서 금지된 품목과 기술을 거래해 제재를 위반하고 있고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건설회사들을 활용해 아프리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미비아도 군수품 공장과 군사학교 건설을 북한의 만수대해외개발회사에 맡긴 바 있다. 이 회사는 무기 거래 회사이자 유엔의 제재 대상인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와 연계돼 있다.

이 같은 거래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문제시되자, 나미비아 정부는 지난해 북한과의 상업적 거래 관계를 끊고 유엔 결의를 충실히 따르겠다는 약속했다.

그러나 나미비아 국방부 청사와 수도인 빈트후크의 외곽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건설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인근 거주자들이 전했다.

다만,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일부 국가는 북한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샘 쿠테사 우간다 외무부 장관은 국영 TV를 통해 "우리는 유엔의 제재로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